[사진=이상헌 의원실]
[사진=이상헌 의원실]

불공정 심의 의혹으로 시작해 각종 발언에 대한 구설수까지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와 과련된 이슈가 계속되는 가운데, 감사원의 예비 감사서 ‘게임물 사후관리 시스템(GMS) 구축’ 비리와 관련된 문건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게임위가 동부산대학교(이하 동부산대)와 함께 진행했던 좋은게임지킴이에 대한 의혹도 검찰이 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이면서, 게임위를 둘러싼 전방위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 

GMS 계약문건 발견

감사원은 최근 게임위에 대한 예비조사에서 GMS 구축과 관련된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문건은 이상헌 의원실에서 확보한 자료로, 26일 언론 등을 통해 공개됐다. 

이상헌 의원실 관계자는 29일 소비자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감사원에 국민 감사를 청구할 당시, GMS 구축과 관련된 계약 문건도 함께 건넸다”고 밝혔다. 

해당 문건에 따르면, 당시 시스템 구축을 담당했던 서울 강서구 소재의 외부 업체는 지난 2020년 11월 게임위에 공문을보내 3개 조항의 상호 합의 사항을 요구했다. 조항 내용에 따르면 양측은 시스템 구축 및 유지에 필요한 추가 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상호간의 손해배상 청구나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되어 있다. 또 업체 측은 미갱신 사유로 해 코로나19 장기화와 잦은 제도 변화, 요청사항 변경 등을 이유로 들었다. 

당시 게임위는 이러한 업체의 요청을 받아들였고, 실제로 GMS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은데도 업체 측에 어떠한 의문도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GMS는 90%이상의 기능이 가동하지 않고 있는 상태로, 일부 기능은 접속조차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당시 이같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 때, 일각에서는 사업을 총괄했던 게임위 팀장급 인사와 GMS 구축 업체 간의 추가적인 합의가 있지 않았겠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팀장급 인사는 올해 5월부로 게임위를 퇴사한 상태다. 

이상헌 의원은 이에 대해 “게임위는 사전 합의의 존재 여부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취지로 답변했지만 ‘이면 합의서'로 추정되는 문서가 실존하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게임위는 설득력 있는 해명을 내놔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오는 12월 중순 심사위를 개최하고, 게임위에 대한 정식 감사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게임위 관계자는 해당 문건에 대해 “당시 사업을 맡았던 팀장이 퇴사한 상황이라 현재까지 해당 공문이 접수된 사실과 내부 결재 과정을 거친 내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 “접수가 되면 회신이 간 기록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확인되고 있지 않다. 현재도 계속 찾고 있는 중이다”고 밝혔다.

[사진=블루아카이브 아카라이브 채널]
[사진=블루아카이브 아카라이브 채널]

GGG 프로젝트, 검찰이 들여다본다

게임위와 동부산대와 함께 진행했던 GGG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검찰이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다. GGG는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진행된 사업으로, 건강한 게임 생태계문화를 조성하고 게임의 긍정적인 가치를 국민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전국의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상 자체등급분류게임물 모니터링과 불법게임물 근절 캠페인 등을 해왔다.

블루아카이브 아카라이브 채널의 한 이용자는 지난 22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됐던 민원에 대해 부산검찰청 동부지청이 사건을 배당받게 되었다”면서 민원 답변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답변 내용에 따르면 검찰은 게임위가 GGG을 통해 대학생을 실무에 투입하면서 각종 비용을 지급하지 않고 횡령했으며, 미성년인 고등학생을 동원하는 불법을 저질렀다”는 민원 내용에 대해 진상 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해당 의혹은 최근 GGG에 직접 참여했다고 밝힌 아카라이브 이용자들이 직접 교육을 받고 실무를 보는데도 아무런 재정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논란으로 번졌다. 여기에 누리꾼들이 직접 조사하는 과정 중에 GGG 5기 카페가 비공개 전환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게임위가 커뮤니티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의심이 나오기도 했다. 해당 카페는 당시 동부산대에서 제작해 게임위와 함께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당 의혹에 대해 당시 해당 사업을 맡았던 동부산대 관계자들과 게임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홍수봉 전 동부산대 게임컨설팅학과 교수는 20일 소비자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동부산대는 2기·3기 당시에는 게임위의 사업에 참여를 했고, 4기·5기부터는 위탁을 받아 진행했다”면서 “3기까지는 사업에 예산 자체가 배정되어 있지 않았고, 4기·5기에는 1500만원에서 2000만원 정도를 받았다. 위탁을 받으면서 학과와 잘맞는 수업같아서 직접 만들어서 진행을 했다”고 밝혔다.

또 예산의 사용처에 대해서는 월례회의에 사용된 다과비, 현수막비, 상품권 등 우수 학생에 대한 시상비, 캠페인비, 잡비 등에 사용되었다고 덧붙였다.

미성년을 동원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이 나왔다. 게임위 관계자는 “1기부터 3기까지 고등학생들이 참여한 것은 자원봉사자로 참여했기 때문이다”고 밝혔으며, 홍 교수도 “4기와 5기 때도 고등학생을 비롯한 외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다만 당시의 GGG의 운영자료에 대해서는 찾아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부산대는 2020년 폐교가 결정되면서 역사속으로 사라졌으며, 그 과정에서 수많은 학과의 자료 역시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홍 교수는 29일 국민신문고 민원에 대해 “지난주 게임위에 이 문제로 다녀왔었는데, 사업 당시 게임위에 각종 예산 사용 내역 등을 상세하게 적어 지속적으로 보고서를 보냈었다. 해당 기록은 아직 남아있다”면서 “각 사용 내역에 대한 설명을 게임위쪽에 다 해주었기 때문에 해당 기록을 토대로 게임위가 소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당시 사업에 참여했던 또다른 관계자는 “저는 검찰에서 오히려 명확하게 판단해 줄 것이라고 본다”면서 “성과를 보기 위해 시작했던 사업도 아니었고 자원봉사활동으로 생각하고 진행을 했었다. 당초의 취지와 다르게 안좋게 보는 시각이 있어 안타깝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블루아카이브 공식 커뮤니티]

블루아카이브, 결국 틴 버전 출시

한편 게임위의 직권 재분류 이슈를 촉발시켰던 블루아카이브는 29일 예고했던대로 틴 버전과 성인용 버전을 분리했다. 게임위가 문제점으로 지적한 ‘시시도우 이즈미(수영복)’와 ‘아마우 아코’의 메모리얼 로비 일러스트가 일부 수정되었다. 또 ‘카쿠다테 카린’ 캐릭터의 메모리얼 스토리 대사 중 일부가 수정됐다. 

또 글로벌 서버 역시 틴버전이 준비되고 있다. 글로벌 틴버전의 경우 한섭과 글섭의 빌드가 동일하고 서버 역시 공유하기 때문에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저들은 이로 인해 기존에 지적되었던 개발인력의 분산 등 여러 문제가 현실화 될 것이라면서 심각한 우려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또 유저들은 “이 사실이 알려지면 해외 유저들도 들고 일어날 것이다”, “국제 망신이다”고 말하면서 “민원에만 의지하여 검열을 주도하는 편의적 검열 실태”라고 다시 한번 게임위를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변경된 일러스트의 수위가 오히려 더 높거나 차이가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게임위는 이에 대해 “지금은 자체등급 사업자 판단하에 15세 등급을 받은대로 제작사의 수정을 거쳐 이에 맞게 나온 상황이다”면서 “앞으로는 게임 이용자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서비스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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